뮤지컬 젠틀맨스 가이드 : 사랑과 살인편
오늘 소개해드릴 뮤지컬은 내가 제일 좋아하는 뮤지컬 중 하나이다. 코믹한 뮤지컬로 쉴틈없이 웃음을 주는 뮤지컬인데, 내용만 재밌는 것 뿐 아니라 넘버와 무대도 좋아서 꼭 추천해드리고픈 뮤지컬이였다.
뮤지컬 젠틀맨스 가이드: 사랑과 살인편은 2013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된 작품으로, 독창적인 스토리와 유머, 풍자적인 요소가 가득한 블랙 코미디이다. 뮤지컬 역사상 손꼽히는 기발한 전개와 연출을 보여주며, 2014년 토니 어워드에서 최우수 뮤지컬상, 최우수 극본상, 최우수 연출상, 최우수 의상상 등 주요 부문을 휩쓸었다. 한국에서는 2018년 초연된 이후, 2024년까지 꾸준히 공연되며 많은 관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한 명의 배우가 다이스퀴스 가문의 모든 후계자 역할을 도맡아 연기하는 점이 이 작품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로 꼽힌다. 이 뮤지컬은 블랙 코미디 특유의 위트와 음악적 완성도를 갖춘 작품으로, 관객들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
한순간에 밝혀진 귀족 가문의 후계자, 하지만 장애물은 여덟 명?
먼저 줄거리를 소개시켜드리겠습니다. 1909년 영국 런던. 평범한 청년 몬티 나바로는 어머니의 장례식을 치른 후 뜻밖의 사실을 알게 된다. 자신이 귀족 가문 다이스퀴스의 혈통이라는 것. 즉, 그가 가난하게 살았던 이유는 어머니가 귀족 가문에서 추방당했기 때문이며, 그가 무려 다이스퀴스 백작 작위의 여덟 번째 후계자라는 사실이 밝혀진다.
이 사실을 알게 된 몬티는 사랑하는 여자 시벨라에게 이 소식을 전하지만, 시벨라는 “앞에 있는 여덟 명이 죽어야 네가 백작이 될 수 있다”며 가볍게 웃어넘긴다. 하지만 몬티는 이 말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하나둘씩 앞을 가로막고 있는 후계자들을 없애기 시작한다.
첫 희생자는 수영을 좋아하는 유진 다이스퀴스 경. 몬티는 실수인 듯 보이게끔 유진을 익사하게 만든다.
이후 몬티는 끊임없이 기발한 방법으로 후계자들을 처리해 나간다. 어떤 경우에는 사고처럼 보이게 만들고, 어떤 경우에는 독을 쓰는 등 치밀한 계획을 세운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변수가 발생한다. 몬티는 백작의 조카딸이자 재력가인 피비 다이스퀴스와 사랑에 빠지게 된다.
한편, 시벨라는 몬티가 점점 백작에 가까워지자 다시 그에게 관심을 보인다. 몬티는 피비와 시벨라 사이에서 갈등하며, 동시에 살인 계획을 계속 추진한다. 마침내 몬티는 다이스퀴스 가문의 마지막 후계자를 제거하고, 백작 작위를 눈앞에 두게 된다.
이렇게 후계자를 한명씩 죽여나가는 이야기인데 이게 스릴러가 아니고 코믹인 이유가 있습니다. 그거는 직접 가서 확인해보세요.
독창적인 연출과 캐릭터의 매력
뮤지컬 젠틀맨스 가이드의 가장 독특한 요소 중 하나는 바로 한 명의 배우가 다이스퀴스 가문의 여덟 명을 연기한다는 점이다.
저는 한지상 배우로 봤었는데 소화를 너무 잘하셔서 정말 재미있게 봤다. 한지상 배우 뿐 아니라, 정상훈, 오만석, 김규형 등 다양한 매력있는 배우들이 이 역을 소화했습니다.
이는 연기자의 높은 집중력과 빠른 전환 능력을 요구하는데, 단순히 의상과 분장이 바뀌는 것이 아니라 각각의 캐릭터가 가진 성격과 말투, 몸짓까지도 완전히 달라야 한다. 이를테면, 유진 다이스퀴스 경은 오만한 귀족으로, 그의 허영심이 드러나는 연기가 요구된다.
반면, 시벨라는 강한 권력욕을 가진 인물로, 독특한 카리스마를 표현해야 한다. 저는 임혜영 배우로 봤는데 목소리가 너무 옥구슬같고 연기도 잘하셔서 진짜 팬됐어요. 이처럼 하나의 몸으로 완전히 다른 성격을 연기하는 배우의 능력은 관객들에게 큰 재미를 선사한다. 또한, 극 중에서 어떤 인물들은 말장난과 코믹한 상황을 극대화하며 죽음을 맞이하는 장면이 많다. 이런 유머러스한 연출이 살인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가볍게 풀어주며, 관객들에게 웃음을 선사한다.
뮤지컬 젠틀맨스 가이드는 단순한 블랙 코미디를 넘어, 계급 사회와 부에 대한 풍자를 담고 있다. 영국 귀족 사회의 모순적인 모습과 불평등한 사회구조를 꼬집으면서도, 이를 무겁지 않게 다루는 것이 특징이다. 몬티는 부와 명예를 갖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귀족 후계자들을 제거해 나간다. 이는 현실 사회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출세를 위해 경쟁자를 제거하는 과정을 우스꽝스럽게 표현한 것이다. 또한, 백작이 되면 시벨라가 자신을 다시 사랑할 것이라고 믿는 몬티의 모습은 부가 곧 사랑과 권력을 결정하는 사회적 현실을 반영한다. 이러한 요소들이 결합되어 작품은 단순한 코미디가 아니라 풍자극의 역할도 한다. 관객들은 웃으며 극을 감상하지만, 그 속에 담긴 의미를 곱씹어보게 된다.
뮤지컬 팬이라면 놓쳐서는 안 될 블랙 코미디
뮤지컬 젠틀맨스 가이드: 사랑과 살인편은 신선한 스토리와 독창적인 연출로 관객들에게 큰 사랑을 받는 작품이다. 한 명의 배우가 여덟 명의 캐릭터를 연기하는 도전적인 설정, 예상치 못한 반전이 가득한 스토리, 그리고 계급 사회에 대한 풍자와 위트까지 겸비한 이 작품은 뮤지컬 팬이라면 반드시 봐야 할 명작 중 하나다. 한국에서도 2018년 이후 꾸준히 공연되며 호평을 받고 있으며, 2024년에도 서울에서 공연이 진행되었다. 매력적인 캐릭터와 기발한 연출, 위트 넘치는 대사들이 어우러져 관객들에게 잊지 못할 경험을 선사하는 젠틀맨스 가이드는 앞으로도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 뮤지컬은 단순한 유머를 넘어서 사회적 메시지를 담고 있으며, 그러면서도 무겁지 않게 풀어내는 절묘한 균형을 맞추고 있다. 젠틀맨스 가이드는 유머와 풍자가 공존하는 최고의 블랙 코미디 뮤지컬로, 앞으로도 오랫동안 사랑받을 작품임이 틀림없다. 재연을 하게된다면 정말 추천하니 꼭 보러 한번 가보세요. 강추드립니다. 저는 2018년에 봤는데 엄청 웃기대 해서 기대하고 갔는데도 재밌게 봤다. 1막은 빠르게 진행되서 쉴틈없이 웃기고 2막은 살짝 루즈해지지만 그래도 재미있다. 그리고 앙상블의 합창이 너무 좋았다. 무대는 홍대아트센터였는데 무대가 아쉬웠다. 바닥이 많이 까져있었고 무대 장치도 딱히 별게 없었다. 뒤에 배경이 홀로그램으로 계속 바뀌지만 조금 아쉬운 느낌이 드는건 어쩔 수 없나보다. 그 전에 홍대아트센터에서 봤던 작품이 록키호러쇼 여서 비교되서 더 그렇게 느낀 것 같다. 그리고 이 공연을 통해 임소하 배우님을 알게 되었는데 너무 사랑스럽고 실력도 좋으셔서 팬이 되어버렸다. 공연 끝나고 기억나는 넘버와 장면도 전부 임소하 배우가 부른 파트들이다. 글린다 하셔도 정말 너무 잘어울릴 것 같다. 서경수 배우는 유명해서 알고는 있었지만 실제로 보는건 처음이였는데 성량도 빵빵하시고 캐릭터랑 너무 잘어울려서 재미있게 봤다. 홍대아트센터가 음향이 안좋기로 유명해서 걱정했는데 걱정은 실제가 되었다. 성량 차이도 있었겠지만 듀엣할때 한쪽이 묻히는 경우라던지 답답하게 들리는 경우가 있다던지 하는 슬픈 일들이 있었다. 그래도 극 자체는 너무 좋아서 또 보러 가고싶다.